작성일
2013.08.29
수정일
2013.08.29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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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유엔평화특구 지정 의미』 장세용(한국민족문화硏 HK부교수)

『유엔평화특구 지정 의미』 장세용(한국민족문화硏 HK부교수)  20130828_국제신문_021면.jpg

# 유엔평화특구 지정 의미

- 평화의 좁은 틀 벗어나 용병출신 젊은이들 희생
- 이념전쟁의 폭력 재사유

최근 유엔기념공원은 도시경쟁력 강화를 위해 역사상의 부정적 문화유산에도 관심을 두는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의 일환으로 문화재로 발굴되었다. 유엔기념공원의 공원화 사업은 묘지 주변까지도 공원화하는 사업을 촉진했다. 유엔조각공원, 부산시수목전시원, 유엔평화공원이 인접한 부지에 조성되었고, 2010년에는 이 지역 일대를 '유엔평화특구'로 지정하며 '평화산업'에 동원하고 있다.

이처럼 '묘지의 공원화'를 넘어서 특구화한 배경에는 6·25전쟁에 대한 국제사회와 지역사회의 급속한 인식 변화와 연관이 있다. 그러나 특구 지정이 표방하는 평화가 여전히 낡은 이념적 틀에 매몰돼 유엔군이 참전하여 '승리한' 전쟁이 가져온 평화라고 한정한다면 유엔기념공원의 미래는 남북문제의 진전과 아시아 평화에 기여하는 바가 극히 축소될 것이다.

유엔기념공원의 가치는 공식적으로 표방하는 이념으로 한정하지 않고 부산이라는 도시공간에서 정치, 사회 및 문화적 전망의 생성과 연동되어 결정될 것이므로 그것이 차지하는 위상학적 지위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다수는 용병출신으로 추정되는, 이곳에 묻힌 젊은이들이 타국에서 벌어진 현대 이념전쟁이 자행한 부조리한 폭력의 희생자라고 판단한다.

그러므로 이 공간의 의미를 확장하여 인간의 보편적 가치와 연결하고 현대 한국사회가 이념, 국가 및 산업화의 이름으로 희생시킨 이들을 애도하는 장소와 연결해 인간의 권리와 존엄을 재사유하는 민주주의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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