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7.03.08
수정일
2017.03.08
작성자
수학과
조회수
2011

SUNY-Korea 오수일 선배님

오수일 선배님의 SNUY-Korea 임용 후기

수학과 편집부

 

안녕하세요, 저는 The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Korea줄여서 SUNY-Korea라는 대학에서 조교수로 일을 하고 있는 부산대학교 94 학번 오수일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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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때 대수학이라는 과목이 재미있어서 대학원까지 와서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대학원 첫해 여름방학 저의 석사 지도교수님이셨던 조정래 교수님의 권유로 전국 모든 학부학생 및 대학원생들이 수강이 가능했었던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열렸던 그래프 이론 수업을 듣고나서 이 과목에 푸욱 빠지게 되었고 그 당시에 국내에선 그래프 이론을 제대로 공부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미국으로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유학을 간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는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일단 미국이라는 나라로 가는걸 결정하고 나서 저의 영어 실력이 새삼 형편없다는 것을 깨달았는데, 생활영어도 문제지만 그곳에서 공부를 하기 위해서라면 영어성적이 (TOEFL-외국인이 미국에서 공부를 하려면 필요한 영어테스트, GRE-미국의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려면 필요한 영어테스트) 필요한데 그 점수를 따는것이 무척이나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사실 어찌어찌해서 영어 성적을 받게 되서 미국에 있는 학교에 가더라도 진짜 영어 실력이 되지 않으면 가서 수업을 듣거나 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크게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수학을 공부하는 와중에도 틈틈이 영어 공부를 하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요즘 시대에 영어는 아무래도 거의 만국 공통어가 되어가니 굳이 유학을 가지 않더라도 영어실력을 키우는건 중요하지 않을까요?

저의 주 관심사는 당연히 유학을 결심하게 해준 그래프 이론입니다. 어릴때 한붓그리기 많이들 해보셨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프 이론의 기원을 쾨니히스베르크 다리 건너기 문제로 보는 분들이 많은데요 그게 한붓그리기 문제에 해당됩니다. 그럼 그래프란 무엇일까요? 주어진 집합에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 봅시다. 집합의 원소는 점으로 생각하고 두점사이에 관계가 있으면 선으로 표현하게 되면 점과 선으로 구성된 그림이 나오게 됩니다. 대략적으로 설명하자면 그 그림에 해당하는것이 그래프입니다. 예를들면 공항을 가지고 있는 전 세계 모든 나라들을 모아 놓은 집합을 한번 생각해 봅시다. 그 집합의 원소를 점으로 표현하고 두 나라 사이에 직항이 있는 경우 선을 집어 넣는다면 전세계 직항 노선을 나타내는 하나의 그래프를 만들어 낼 수 있겠죠? 한가지 예를 더 들어볼까요? 전 세계 모든 수학자들을 모아 놓은 집합에 공동논문을 쓴 적이 있는지 없는지로 관계를 만들어 본다면 누가 누구랑 공동논문을 썼는지에 관한 좋은 데이터를 보여주는 그래프를 만들어 낼 수 있을것 같네요. 셋이상이서 공동논문을 썼다면 무슨일이 발생하나요?그래프의 일반버전인 하이퍼그래프를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여기까지만 얘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실생활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그래프로 표현하고 그 그래프의 구조를 파악하는 것으로써 정보를 얻어 내는것이 중요할텐데요. 그 중에서도 특정한 그래프들의 모임내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다루는 그래프의 구조를 표현하는 그래프 매개변수들의 극한값들이 어떻게 되는지 그 극한값들을 가지는 그래프들은 어떤것들이 있는지를 연구하는 extremal graph theory에 관련한 문제들에 저는 관심이 많았었습니다. 지금은 그래프의 구조가 그래프에서 파생하는 행렬들의 고유값들과 어떤 밀접한 관련성들이 있는지를 연구하는데 더 비중을 두고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박사 학위를 따야지, 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래프 이론이 재미 있었고 그래서 유학을 가게 되었고 공부를 하다보니 박사를 졸업할 시기가 되었습니다.

공부가 재미있었고 연구하면서 지도교수나 주변에 뛰어난 분들로부터 이것저것 배워가는게 재미있었기 때문에 박사학위 도중에 포기하고 싶거나 국내로 돌아오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아마도 제가 가고 싶었던 대학에서 함께 연구하고 싶었던 지도 교수 밑에서 공부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냥 가고 싶지 않은 대학에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유학을 가게 되면 힘든 시기가 올때 더 견디기 힘들어 지지 않을까 싶습니다유학을 갈때 물음표 상태로 준비가 안되어서 가기 보다는 가능하다면 느낌표 상태로 준비가 되어서 가게 된다면 힘든 시기가 오더라도 잘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한 명칭은 The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Korea 이고2012 3월에 개교한 한국에 위치한 최초의 미국대학입니다. 물론, 지금은 몇개의 미국 대학들이 더 개교한걸로 알고 있습니다. SUNY-Korea Stony Brook University가 한국 인천 글로벌 캠퍼스 (IGC) 에 세운 일종의 확장 캠퍼스로 입학과 졸업 학위 수여등이 모두 Stony Brook University에서 결정이 되며 교육 과정은 미국의 본교와 동일하게 운영 됩니다. 그래서 모든 강의는 영어로 진행되고 교수진도 미국 본교에서 직접 파견되지만 저처럼 자체적으로 교수들을 뽑기도 하는것 같습니다. 졸업생에게는 Stony Brook University의 학위가 수여됩니다. 모든 학생들은 학교 기숙사 생활과 Stony Brook University 1년간 수업을 받는것이 의무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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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을 준비할 때는 사실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임용되기 전까지 임용에선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 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말은 교수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과도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교수란 직업은 대학에서 수업을 하는 선생님이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그런 점에서 당연히 대학에서 수업이 가능한 지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겠지요. (실무 경험이 훨씬 중요하게 생각 되는 곳을 제외하곤)박사 학위를 가져야 한다는 뜻이지요.

요즘같이 박사들이 많은 시점에선 이왕이면 좋은 대학에서 훌륭한 지도 교수님 밑에서 박사 학위를 가지면 임용 시장에서 더 좋은 기회를 가지는 게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학부학위가 박사 학위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되어지기도 합니다.) 교수는 선생님임과 동시에 연구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연구 업적이 뛰어난 연구원분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왠만큼 뛰어나지 않으면 눈에 띄는게 쉽지 않을겁니다. 연구 업적이 뛰어나다는 것은 요즈음 추세로 봐서는 양적으로 많은 논문을 쓰는 것보다는 하나를 쓰더라도 제대로된 논문을 쓰는게 더 중요시 되어지는걸로 보이고,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자기 분야에서는 좋은 저널에 상당수의 논문을 실는것도 한 방법으로 보입니다. (물론, 논문이 많다 적다는 수학 분야마다 다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적용 되어야 할겁니다.)

저는 임용에 있어 좋은 선생님이고 훌륭한 연구자 이 두가지로 충분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 현실은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는 결혼을 할 때 많은 것들을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건 물론이고, 경제력은 어느 정도인지, 집안배경은 어떤지, 집안이 화목한지도 확인해야 하는 등 많은 것들을 고려하게 됩니다. 하지만, 화려한 스펙을 가졌다고 해서 그 분들이 다 결혼을 했는냐하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평생을 함께 살아갈 배우자를 결정하는 문제는 스펙으로 재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학과에서 교수를 뽑는 것도 마찬가지 일 겁니다. 연구를 잘하시고 수업을 잘하시더라도 학과일에 비협조적이거나 학교일에 무관심한 분이라면 과연 여러분이라면 그런 분을 뽑고 싶을까요?이런 문제점 뿐만 아니라 본인 전공분야의 사람이 지나치게 많다던지 아니면 어떤 분야에 대한 공고는 몇년동안 나오지 않을수도 있다던지하는 문제점들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임용되신 많은 분들이 하는 얘기가 임용은 운칠기삼이라는 얘기들을 많이들 하시는 것 같습니다.

물론 대다수의 임용되신 분들은 이미 훌륭한 연구자에 뛰어난 선생님의 자격을 갖추신 분들이 많으니 이건 당연히 갖춰야 합니다. 더불어 본인이 임용되고 싶어하는 학과에 본인이 정말 적합한 인물인지에 대해서도 고민을 해보다보면 어느새 임용이 되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건승하십시요!

많은 실생활에서 파생되는 문제들이 그래프로 표현이 가능합니다. 그 그래프의 구조를 파악하는 것으로 문제들이 풀리는 경우들이 많은데 그래프로 파생되는 행렬들의 고유값과 그 그래프들의 구조는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많은 그러한 문제들을 행렬들의 고유값을 이용하여 해결할 수 있을만큼 해결하는게 제 꿈입니다.

많은 분들은 수학은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실상 세상의 많은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들을 수학이 간단하고 쉽게 바꾸는 역할을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것이 여러가지 수학의 매력중 하나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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