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
웨이시從維熙(1933- )
이 제목을 택한 것은, 내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술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일찍이 왕쩡치(汪曾祺) 선생이 ‘목숨은 버릴지라도 술은 버릴 수 없다’는 대범한 말씀을 남기셨는데, 이 즈음 그 말씀의 참뜻을 아는 작가들은 갈수록 줄어드는 것 같다. 물론 나는 왕선생이 남긴 말씀의 뜻을 제대로 아는 이 중 한 사람이다.
내 기억에 1991년 초봄, 스무 명 가까이 되는 글벗들이 그해 새봄을 축하하며 우리집에 모인 적이 있다. 겨우 7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많은 글벗들이 이미 술잔을 멀리하며 안 마신다. 어쩌다 모인 자리에서도 예의상 술을 입술에만 대거나 혹은 아예 물로 대신한다. 이처럼 ‘청교도’가 늘어갈수록 술 마시는 재미는 줄었고, 어떤 때는 아주 흥이 깨질 정도였다.
그 이유를 따져보니 글벗 중 상당수가 이미 불혹의 나이에 가깝거나 아니면 노년의 문지방을 넘어섰기에 스스로의 깨달음 내지는 이성적인 자제에서 그러는 것 같다.
(이하 생략)
《하늘가 바다끝》
스티에성 외 39인 지음
김혜준 옮김
서울 : 좋은책만들기, 2002년 5월 22일
* 이 작품은 위 수필집에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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