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KAIST-미시시피주립대, 구리에서 양공의 지배적 수송 현상 규명

date
202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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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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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407221522374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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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학교와 KAIST, 미국 미시시피주립대학교 공동연구진은 아주 얇고 고르게 만들어진 구리 박막에서 전자가 아닌 양공(hole)이 주로 전류를 운반한다는 사실을 밝혀내, 도체인 구리가 반도체 기능까지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양공(hole)이란 응집물질물리학에서 양공(陽孔, electron hole) 또는 정공(正孔)은 반도체 (혹은 절연체)에 대해(원래 전자로 채워져 있어야 됨) 원자가띠(Valence Band, 전자가 존재하는 가장 높은 전자 에너지 범위)의 전자가 부족한 상태인 준입자. 양공은 이 전자의 부족으로부터 생기는 구멍(상대적으로 양의 전하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보임)이다.

보통 도체인 금속에서는 전자가 전류를 운반하고, 도체와 부도체의 중간영역에 있는 반도체(半導體)에서는 전자와 양공이 전류를 운반한다. 전류를 다루는 전자공학 분야는 주로 반도체를 이용해 발전해 왔는데, 계속해서 전류가 흘러 조절이 어려운 금속과 달리 반도체는 어떤 특별한 조건에서만 전기가 통하는 물질이므로 필요에 따라 전류를 조절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연구팀이 금속인 구리에서 전류 운반에 전자뿐 아니라 양공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반도체 없이 금속만으로도 전자공학을 구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만약 구리 자체에서 양공이 만들어지면 반도체 없이 금속만으로 전자공학을 시도해 볼 수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전극 소재인 도체 자체가 반도체 기능까지 하는 새로운 금속전자공학(metaltronics) 분야를 개척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대학교(총장 최재원)는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정세영 명예교수와 물리학과 옥종목 교수가 KAIST 물리학과 양희준 교수, 김용관 교수, 미국 미시시피대학교 물리·천문학과 김성곤 교수 공동연구진과 함께 양공이 주 수송자인 2차원 단결정 구리를 개발하고 그 수송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아주 얇고 고른 구리 박막, 즉 결정립계(결정 결함)가 전혀 없는 2차원 단결정 구리 박막에서 비선형적 홀 효과를 관측하고, 전자가 아닌 양공이 지배적으로 전류를 운반하는 역할을 함을 규명했다.

결정립계(grain boundary, 結晶粒界)는 다결정(polycrystalline)의 고체물질에서 물질을 구성하는 개별의 결정립들 사이의 계면 또는 경계. 결정립은 원자가 주기적으로 배열된 동일한 영역을 말하며, 결정립계는 서로 다르게 배열된 두 결정립 간의 경계에서 결정격자가 나란하지 않아 발생하는 2차원의 구조적 결함을 말한다.

전류가 자기장에 의해 한쪽으로 휘는 현상을 홀 효과라고 하며, 이는 전류를 이루는 전자들의 움직임에 의해 발생한다. 이번에 연구팀이 구리 박막에서 관측한 ‘비선형적 홀 효과’는 이와 같은 현상이 단순히 비례하지 않고 복잡한 형태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흔히 전류는 전자가 움직이면서 생긴다고 생각하지만, 연구팀은 비선형적 홀 효과를 관측하고 구리에서 전자뿐 아니라 양공도 전류를 운반할 수 있는 주요 수송자임을 알아냄으로써 전기적 성질의 이해를 넓히고 전자소자, 나노기술, 재료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발전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중요한 발견을 해냈다.

이번 연구에서 재발견한 재료는 구리다. 구리는 전자를 주 수송자로 갖는 대표적 물질이다. 보통 구리 내에는 입방(세제곱) cm당 약 1023개의 전자가 존재한다. 구리의 전자에 의한 수송은 높은 전기전도도와 낮은 저항을 제공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생활 속에서 매우 중요한 도체로 활용돼 오고 있다. 그러나 이 구리가 수십 나노 두께로 얇아지고 결정립계가 완전히 제거되면 2차원적 특성을 나타내면서 전자들이 양공처럼 보이게 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3차원의 구리에서는 단결정이거나 다결정이거나에 관계없이 전자가 주된 수송자가 된다. 그러나 박막이 200nm(나노미터, 10억분의 1미터) 두께의 얇기에 이르면 서서히 전자가 양공으로 바뀌게 되고 낮은 온도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40nm 두께 이하의 단결정 구리 박막에서는 95%

이상의 수송자가 양공이 된다.

연구팀은 Atomic Sputtering Epitaxy(ASE) 법에 의한 2차원 구리 박막의 성장을 통해 결정립계가 전혀 없는 단결정 박막을 구현했고, 여기서 Hall 측정과 추가적인 각도분해광전자방출분광법(ARPES) 관측을 통해 전자가 아닌 양공이 지배적 수송자로 나타남을 입증했다. 이 양공의 농도는 결정립계의 밀도에 의존함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구리와 같은 금속 내에서 결정립계에서의 수송자 산란으로 인해 수송현상의 본질적인 특성이 가려져 있었고, 결정립계가 전혀 없는 2차원 박막을 성장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2차원 구리의 본질적 수송 특성은 양공에 의한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2차원 구리에서 양공이 지배적인 수송자가 되는 기원을 밝힌 이번 연구는 ‘Hole-Carrier-Dominant Transport in 2D Single-Crystal Copper(2차원 단결정 구리에서 양공의 지배적 수송현상)’라는 제목으로 세계적인 재료과학 전문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온라인판 7월 18일자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교육부의 핵심연구지원센터 조성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부산대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정세영 명예교수, 카이스트 물리학과 양희준 교수, 김용관 교수, 미국 미시시피주립대 김성곤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 부산대 물리학과 옥종목 교수, 성균관대학교 강경록 박사(현 삼성전자 책임연구원), 카이스트 현정훈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수행했다.

정세영 부산대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교수는 “이러한 획기적인 발견은 결정립계 엔지니어링을 통해 금속의 다수 캐리어 극성을 조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며 앞으로 전자공학과는 또 다른 ‘금속전자공학(metaltronics)’이라고 하는 새로운 장을 여는 서막을 예고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세영 교수는 “반도체에서의 전자가 전이해 양공을 남기고 에너지띠에서 띠간격(band gap)을 만듦으로써 반도체 소자로서 활용이 되지만 구리에서의 전자와 양공은 같은 페르미 표면상에 존재한다. 즉, 반도체와 같은 밴드갭이 없다. 이를 반도체처럼 활용하기 위해서는 다른 일함수를 갖는 금속과 접목을 하거나 기하적 구조를 이용한 패터닝 기술이 접목되는 등 몇 가지 과정을 더 거쳐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페르미 표면(Fermi surface)은 응집물질물리학에서 페르미 표면은 절대 0도에서 점유된 전자 상태와 비어 있는 전자 상태를 분리하는 역격자 공간의 표면이다. 즉 전자가 채워진 가장 높은 에너지 상태의 표면을 말한다.

또 역격자 공간은 실격자는 결정계와 같은 물리적 공간의 주기 함수인 반면 역격자는 벡터 공간으로 간주되는 물리적 공간으로서 k 공간으로 알려져 있다. 역격자는 공간 주파수에 의한 수학적 공간으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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