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중국어 교육 현황, 문제 및 개선 방안


김  혜  준1)



1. 머리말


1992년 8월 24일 한국과 중국이 수교를 했으니 올해로 12년이 되었다. 한중 양국이 과거 수 십 년 간의 일시적인 단절 상태에서 벗어나 다시금 긴밀한 관계를 회복함에 따라, 양국에서는 각각 상대국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고조되고 있다. 한국쪽에서 보자면 그 중 가장 현저한 것이 중국어 학습에 대한 열풍이다. 中國國家對外漢語敎學領導小組辦公室에 따르면 2002년도에 한국내에서 HSK(漢語水平考試)에 응시한 사람의 숫자가 12,650명에 달한다. 한국의 대학에서는 중국 관련 학과가 대폭 증설되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이들 학과가 선망받는 학과가 되고 있다. 심지어 2002년도 中國國家留學基金管理委員會의 통계에 의하면 중국에 유학을 하고 있는 한국 학생의 수도 무려 36,093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 글에서는, 한국의 대학에서 중국어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중국 관련 학과의 변동 상황은 어떠한가, 그 중 역사가 비교적 오래 되고 수준을 인정 받고 있는 대표적인 학과의 전공과목 편성에서 중국어 교육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가, 그리고 실제 교육 현장에서 어떤 어려움이 존재하는가 등을 살펴 보고, 마지막으로 대학내 중국어 교육의 개선에 대해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 글에서 사용한 각종 자료는 필자와 필자의 조교가 직접 조사한 것으로서, 그 기간과 방법면에서 완벽한 것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 분야의 대체적인 상황을 파악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



2. 중국 관련 학과의 변동 상황


한중 양국이 지난 수천 년 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던 만큼 한국의 중국전문가는 그 수나 질에서 언제나 상당한 수준을 유지해왔다. 그런데 이런 상황은 20세기 초 한국이 제국주의 일본(일제)의 강점 하에 들어가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한국민의 독자적인 역량이 될 수 있는 전문가의 양성과 활동을 억제하던 일제의 식민정책으로 인해, 전통적인 중국전문가 즉 한학자는 점차 노쇠해갔고 새로운 중국전문가는 제대로 배출되지 않았던 것이다. 더군다나 일제하 중국과의 접촉이 1931년 9월 만주사변을 계기로 점차 위축되기 시작해서 1937년 7월 중일전쟁 발발 이후 거의 봉쇄됨으로써, 자연히 중국전문가의 육성 역시 더욱 어려운 지경이 되었다. 이런 중에도 1926년 서울대학(당시는 경성제국대학)에는 처음으로 지금과 같은 의미의 중국 관련 학과가 생겼다. 그러나 상기한 환경 속에서 광복 전까지 한국인 졸업생은 겨우 9명에 불과했을 뿐이었다.2)

1945년 해방 후에도 이와 같은 사정이 나아지기는커녕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점점 더 심각해져갔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립, 1950년 한국전쟁의 발발과 중국군의 참전, 그리고 이 시기를 전후하여 이후 수 십 년간 이어진 양국 간의 국교 단절 등이 그 원인이었다. 서울대학의 중문과는 여전히 한 해 겨우 1-3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을 뿐이고, 1954년 외국어대학에, 1955년 성균관대학에 각각 중국어과와 중문과가 설치되기는 했지만, 신설된 이 두 학교 역시 매년 배출되는 졸업생의 수는 많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 변화가 일어난 것은 1970년대에 접어들면서였다. 1972년 2월 미국 대통령 리처드 닉슨의 중국 방문을 전후로 해서 그때까지 이른바 ‘죽의 장막’ 속에 있던 중국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나게 되었다. 그 후 중국에서 1976년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1978년 鄧小平 체제의 확립에 이은 개방과 개혁 정책이 실시되었으며, 이에 따라 한국과의 접촉이 늘어나게 되면서 한국의 중국 관련 분야도 차츰 활성화되었다. 이런 사회적 변화를 보여주는 것 중의 하나가 중국 관련 학과의 증설이었다. 1972년에 고려대학, 단국대학, 숙명여자대학의 세 학교에 새로 중문과가 창설되어 기존의 서울대학, 외국어대학, 성균관대학, 경희대학과 합쳐 모두 7개 과가 되었다.3) 이어서 거의 매년 한두 학과가 생겨나고 1979년에는 9개 학과가 한꺼번에 창설되면서, 1970년대 말에는  전국 주요 대학에 대부분 중문과가 설치되는 등 21개 과로 늘어났다.

1980년대는 이러한 추세가 점차 가속화되었다. 여기에는 중국과의 관계 강화라는 요소만 작용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대략 한 해 평균 4개 과씩 늘어나서 한중 수교 직전인 1980년대 말에는 63개 과가 되었다. 그리고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중국 관련 학과는 이제 각 대학의 필수적인 학과가 되었다. 1990년대 초에 이미 상당수의 중국 관련 학과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가세는 멈출 줄 몰라서 매년 8,9개과가 새로 신설되었는데, 특히 1995년에는 무려 14개과가 한거번에 신설되기도 했다. 2000년대에는 이미 거의 모든 대학에 중국 관련 학과가 설치된 포화상태에서도 여전히 증가세는 멈추지 않아서, 필자의 불완전한 조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180개의 중국 관련 학과가 있으며, 필자가 파악하지 못한 곳까지 합치면 실제 숫자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관련 학과 창설 연도별 추이

연도

1926

1954

1955

1965

 

 

 

 

 

 

소계

누계

창설수

1

1

1

1

 

 

 

 

 

 

4

4

연도

1970

1971

1972

1973

1974

1975

1976

1977

1978

1979

 

 

창설수

 

 

3

 

2

1

1

 

1

9

17

21

연도

1980

1981

1982

1983

1984

1985

1986

1987

1988

1989

 

 

창설수

8

8

4

5

2

4

 

 

3

8

42

63

연도

1990

1991

1992

1993

1994

1995

1996

1997

1998

1999

 

 

창설수

2

7

9

5

10

14

10

13

9

7

86

149

연도

2000

2001

2002

2003

2004

불명

 

 

 

 

 

 

창설수

8

4

8

7

1

3

 

 

 

 

31

180


이처럼 중국 관련 학과가 많다는 것은, 달리 말하자면 수많은 사람이 앞으로 중국전문가가 되기를 희망한다는 뜻이자 동시에 그만큼 한국사회에서 많은 중국전문가를 필요로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를 분명히 보여주는 것은 아마도 중국 관련 학과의 졸업생의 숫자일 것이다. 만일 한 학교의 정원을 30-40명으로 잡는다면, 이 분야에서 매년 5,6천명의 대학 졸업자가 배출되는 셈이다.

그런데 대학에서 중국어를 배우는 학생의 수는 중국 관련 학과 학생에 한정되지 않는다. 그것은 중국 관련 학과를 전공하지 않더라도 복수전공이나 부전공 또는 전공과 관계 없이 교양 차원에서 배우는 학생이 대량으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학에서 정규과목으로 중국어를 배우고 졸업하는 학생의 수만 해도 매년 1만명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3. 전공과목편성표와 중국어 교육


중국 관련 학과가 이처럼 많기는 하지만 그러나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하고 능력 있는 인재를 배양해내는 측면에서 보자면 아직까지 만족스러운 상태는 아니다. 그것은 우선 각 학과의 역사가 그리 길지 않은 탓에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인재를 훈련해내는 프로그램이 정비되어 있지 않고, 또 그러한 프로그램을 운용할 교수진 내지는 전문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각 대학의 중국 관련 학과가 중어중문학과나 중국어과가 대부분이므로, 사회 각 분야에서 요구하는 중국전문가를 육성해내는 데는 구조적으로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각 대학 중국 관련 학과의 중국어 교육 방면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우선 학과 창설 연도나 평판도 면에서 비교적 우리나라의 중문과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서울대학(1926), 외국어대학(1954), 성균관대학(1955), 고려대학(1972), 연세대학(1974), 부산대학(1979) 등 6개 대학의 중국 관련 학과 전공과목편성표를 토대로 한 아래의 표를 보도록 하자.


분야별 전공 편성 과목 수

 

중국어

고문

어학

고대문학

현대문학

교직

중국개황

합계

부산대학

16 (39.9%)

1
(2.4%)

4
(9.8%)

11 (26.8%)

4
(9.8%)

2
(4.9%)

3
(7.3%)

41

서울대학

5
(17.2%)

2
(6.9%)

3
(10.3%)

13 (44.8%)

4
(13.8%)

2
(6.9%)

 

29

고려대학

12 (25.5%)

 

6
(12.8%)

17 (36.2%)

10 (21.3%)

2
(4.3%)

 

47

연세대학

10 (23.8%)

 

7
(16.7%)

17 (40.5%)

6
(14.3%)

1
(2.4%)

1
(2.4%)

42

외국어대학

11 (47.8%)

1
(4.3%)

1
(4.3%)

4
(17.4%)

1
(4.3%)

 

5
(21.7%)

23

성균관대학

17 (51.5%)

2
(6.1%)

3
(9.1%)

7
(21.2%)

3
(9.1%)

 

1
(3.0%)

33


이 표에서 보면, 서울대학, 고려대학, 연세대학의 경우 전공과목 편성에서 중국어 과목 비율이 20% 전후이고, 부산대학의 경우 약 40%이며, 외국어대학과 성균관대학은 50% 전후이다. 아마도 이런 비율이 나타나는 것은 각 학교가 지향하는 인재 양성의 목표가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즉 상대적으로 보아 서울대학, 고려대학, 연세대학은 비교적 학문 후속세대 양성을 목표로 하는 듯하고, 외국어대학과 성균관대학은 실무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듯하며, 부산대학은 이 양자를 결합한 형태를 취하는 듯하다. 이처럼 학교별로 어떤 형의 인재를 배출할 것인가 하는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일률적으로 논할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떤 목표를 세우고 있든 간에 중국어 구사능력이 갖추어지지 않고서는 중국전문가 양성이란 헛된 목표일 뿐이다. 따라서 5과목 17.2%에 불과한 서울대학을 비롯하여 전공과목 편성에서 중국어 과목이 지나치게 적은 것은 문제라고 아니할 수 없다.

더군다나 이처럼 중국어 과목을 소홀히 하는 현상은 필수과목 편성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아래 표를 보자.


전공필수 및 전공선택 편성 과목 수

 

전공필수 중

중국어과목

전공필수 중

비중국어과목

전공선택 중

중국어과목

전공선택 중

비중국어과목

전공과목 중

중국어과목

비율

부산대학

기초중국어

기초중국어회화

초급중국어

초급중국어회화

 

12 과목

25 과목

16/41
(39.9%)

서울대학

고급중국어

중국문학사

한문강독2(2학점)

4 과목

22 과목

 5/29
(17.2%)

고려대학

 

중국고전독해연습1

중국고전독해연습2

12 과목

33 과목

12/47
(25.5%)

연세대학

 

중국문학입문

중국어학입문

10 과목

30 과목

10/42
(23.8%)

외국어대학

초급중국어언어실습1

초급중국어언어실습2

중급중국어회화1

중급중국어회화2

 

7 과목

12 과목

11/23
(47.8%)

성균관대학

 

 

17 과목

16 과목

17/33
(51.5%)

 

이 표에 따르면 3개 학교는 필수과목에 아예 중국어 과목이 전혀 없다. 또 필수과목에 중국어 과목이 있는 서울대학도 중국어·고문·고대문학이 각각 1: 1: 1의 비율로 들어 있다.

그렇다면 이처럼 전공 편성에서 중국어 과목을 소홀히 하는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필자가 보기에 이는 주로 두 가지 원인 때문이다. 첫째, 중국어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막상 중국어 과목을 교과과정에 반영하는 데 소극적인 것은, 각 학과의 교수들 자신이 학자를 겸하고 있음으로 해서 무의식적으로自覺地或非自覺地 중국어 과목보다는 어학 및 문학 분야의 이론 과목을 더욱 중시하는 것같다. 이 점은 표 1 분야별 전공 편성 과목 수에서 학과 구분없이 대체로 고문 및 고대문학을 대단히 강조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면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즉, 서울대학의 경우 이 둘을 합치면 무려 51.7%를 차지하며, 중국어를 중시하여 중국어과를 학과 명칭으로 삼고 있는 외국어대학의 경우조차도 21.7%를 점할 정도인 것이다. 둘째, 한국 사회에서는 대학 졸업자의 취업시 외국어 능력 구비가 당연한 요건으로 취급되는 바 이에 따라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중국어를 학습하는 경향이 있고, 교수들은 이 점을 염두에 두고 학생들이 대체로 소홀히 하는 어학 및 문학 분야의 이론 과목 또는 고문을 필수과목으로 배정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그렇지만 대학에서 중국어 학습을 학생들의 자율 의사에 맡겨버리는 일종의 방임적 태도를 취하는 것이 올바른 길일까?

사실 이 문제는 상당히 심각하다. 이미 살펴본 것처럼, 일부 학교의 경우 전공과목 내에서 중국어 편성 과목 수가 차지하는 비율이 대단히 낮다. 그런데 이런 비율상의 문제를 떠나서, 설령 학생들이 중국어 과목을 수강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한다고 하더라도, 교과과정 편성상의 제한 때문에 대학 재학중 중국어에 대한 전체 학습 시간이 현저하게 적다는 점이 더욱 큰 문제이다. 다음 표를 보자.


중국어 편성 과목 수

 

교양과목 중

중국어 과목

전공필수 중

중국어 과목

전공선택 중

중국어 과목

이론상 이수 가능한

중국어 과목 수

졸업학점대비 (백분율)

부산대학

2

4

12

18

54/132

(40.9%)

서울대학

6

1

4

11

33/130

(25.4%)

고려대학

7

0

12

19

57/130

(43.8%)

연세대학

4

0

10

14

42/130

(32.3%)

외국어대학

2

4

7

13

39/140

(27.9%)

성균관대학

2

0

17

19

57/130

(43.8%)

* 1과목은 3학점으로 환산


이 표를 보면 금방 알 수 있겠지만, 전공과목은 물론이고 교양과목까지 포함하여 재학 중에 단 하나의 과목도 빠짐없이 중국어를 모두 다 듣는다 하더라도, 전체 졸업학점에서 중국어 과목이 점하는 비율이 서울대학의 경우 25.4%에 불과하며, 심지어 중국어 전문 교육을 내세워 중국어과라고 명명한 외국어대학 마저도 27.9%에 불과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로는 졸업학점에서 중국어가 차지하는 비율은 이 수치보다도 훨씬 적기 때문이다. 이유는 이렇다. 첫째, 교양과목의 경우 반드시 중국어를 택해야 할 의무도 없을 뿐만 아니라, 보통 제2외국어 규정에 따른 최소 학점만 취득하면 더 이상 안듣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학교에 따라서는 교양 과목에 최대 7과목까지 편성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보통 2과목 수강에 그치고 마는 것이다. 둘째, 전공과목의 경우 과목을 담당할 교수의 수라든가 기타 여건 때문에 편성과목이 전부 개설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학생 입장에서는 개설된 과목일지라도 다른 과목과 시간이 중복된다든가 해서 들을 수 없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또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이 성행하기 때문에 학생들은 전공과목 역시 최소 학점만 취득하면 더 이상 안듣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전공선택 과목 중의 중국어 과목을 모두 다 듣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도 하고, 학생들 스스로도 중국어 과목을 줄여서 듣게 된다. 결국 이런 것들을 종합해서 본다면, 이론적으로는 졸업학점에서 최대 43.8%까지 중국어 과목을 들을 수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졸업학점에서 중국어 과목이 점하는 비율은 많아도 30%를 넘지 않을 것이며, 적으면 20%에도 못미칠 것으로 본다.


학교별 학점 구성표

 

교양학점

(제2외국어)

전공필수

이수학점

전공선택

최소학점

기타학점

최소

졸업학점

부산대학

33(6)

12

36

51

132

서울대학

36(9)

8

34

52

130

고려대학

37(6)

6

45

42

130

연세대학

34(6)

6

30

60

130

외국어대학

32(0)

4

50

54

140

성균관대학

42(0)

0

30

58

130

* 기타 학점: 복수전공, 부전공, 자유 선택


그렇다면, 이론적으로는 4년 동안 학기당 1.4과목에서 2.4과목의 중국어 과목을 수업하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학기당 1.5과목 전후의 중국어 과목 수업을 받는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를 달리 표현하자면 15주로 구성되어 있는 한 한기 동안 매주 6시간에도 못미치는 수업을 받는다는 것이며, 학기당 총 수업 시간이 평균 90시간에도 모자란다다는 것이다. 결국 이런 정도의 학습량으로는 도저히 최소한의 중국어 능력이 구비되기를 기대하기란 참으로 어렵다. 그러니 결과적으로 학생들은 나름대로 별도의 조치를 강구하게 될 수 밖에 없다. 즉 학교 수업 외에 개인 학습을 해야 하며,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것이 장단기 중국연수 또는 대학 외의 補習機構(在韓國最普遍的就是所謂“學院”, 相當於中國的補習學校·培訓班·硏修班)에서의 보충 학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어 교육과 관련하여 학과별 전공과목 편성에서 나타나는 바 또 다른 미흡한 점은 중국어 과목의 편성이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다.


중국어 과목 명칭

 

교양

필수

선택

부산대학

중국어1

중국어2

기초중국어

기초중국어회화

초급중국어

초급중국어회화

중급중국어

심화중국어

고급중국어

중국어독해

실용중국어작문

전산중국어

중급중국어회화

심화중국어회화

고급중국어회화

실용중국어회화

중국어번역실습

교학중국어

서울대학

중국어입문1

중국어작문

시사중국어

중국어입문2

중국어회화

고급중국어

중급중국어1

중국어회화작문1

중급중국어2

중국어회화작문2

고려대학

교양중국어초급

중국어번역연습

실용중국어작문

인터넷중국어회화

전공중국어

실무중국어

영상중국어

 

중국어연습1

중국어회화1

고급중국어1

중국어작문1

응용중국어

매스컴중국어

중국어연습2

중국어회화2

고급중국어2

중국어작문2

시사중국어

스크린중국어

연세대학

생활중국어1

인문중국어1

생활중국어2

인문중국어2

 

실용중국어

초급중국어듣기

중급중국어듣기

중급중국어말하기

중급중국어쓰기

시사중국어

중급중국어독해

고급중국어듣기

고급중국어말하기

고급중국어쓰기

외국어대학

교양중국어

실용중국어

초급중국어언어실습1

초급중국어언어실습2

중급중국어회화1

중급중국어회화2

초급중국어강독

고급중국어회화

시사중국어입문

무역중국어

중급중국어강독

중국어문법작문

고급시사중국어강독

성균관대학

 

 

 

중급중국어강독1

고급중어강독

초급중회화1

중급중회화1

고급중회화1

중문법작문1

실용중어

영상중어

기초광동어회화

중급중국어강독2

중한번역연습

초급중회화2

중급중회화2

고급중회화2

중문법작문2

무역중어

시사중어강독


위의 표를 참고해 볼 때 이들 학교의 중국어 과목의 편성이 과연 체계적이고 효과적인지 하는 의문이 생긴다.

우선, 중국어 교육이 종합적인 교육이 아닌 분야별 교육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위 표에서 무슨 무슨 중국어라고 되어 있는 과목은 대체로 독해를 중심으로 하는 과목으로 운영되고, 명칭에 듣기·회화·작문이라고 되어 있는 과목은 그러한 특정 목적을 위한 과목으로 운영되고 있다. 물론 중국어가 일정 수준에 달하게 되면 이와 같은 분야별 전문화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일정 단계에 달할 때까지는 이 네 가지가 결합된 종합적 교육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 분야별 심화 교육을 할 때도 가능하면 상호 관련성에 항상 유의해야 한다. 그런데 위의 표를 보면 그와 같은 고려는 전혀 없이 기계적으로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를 구분하여 과목을 편성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 듣고 말하고 읽고 쓰고 하는 것이 종합적으로 교육되는 것이 아니라, 따로따로 교육됨으로써 상호 유기적 연관성을 상실하고 예기하는 효과를 낳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4)

그 외에도 다음과 같은 점들을 지적할 수 있다. 첫째, 중국어 과목 전체가 서로 유기적으로 편성되어 있지 않은 듯하며, 이 표에서는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지만 과목의 난이도 등에 따라서 점진적으로 수준을 높여가고 있는지 의문스럽다. 둘째, 과목의 명칭으로 보건대 교육 목표나 내용이 모호한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전산중국어, 교학중국어, 매스컴중국어, 영상중국어, 스크린중국어, 인터넷중국어회화 등이 그러한 과목에 속한다. 셋째, 이 표에서는 제외하였지만, 일부 중국어 과목으로 간주할 수도 있는 독해과목이나 어법과목이 실제로는 중국어 교육과 상호 연관성 없이 해당 분야의 이론 과목으로 교육되는 경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4. 실제 교육 현장에서의 난점


이상에서 살펴 보았다시피 한국대학에서의 중국어 교육은, 교육 시간의 부족, 종합 교육 미비, 체계적 시스템 미흡 등 전반적으로 아직 이상적인 상황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도 기존의 중문과 내지 중어과가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예를 들면, 성균관대학의 전공과목에서 중국어 비율이 상당히 높은 것도 그렇고, 고려대학에서 졸업요건에 HSK 7급 이상 필수로 하고 있는 점도 그렇다. 또 외국어대학에서 비록 중국어 과목은 아니지만 중국개황 분야를 많이 편성한 것은, 중국어 교육을 포함하여 차후 중문과 및 중어과의 교육 전반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즉 중국어문학의 학문 후속 세대 양성을 위한 다수의 중심대학을 제외하고는, 변화하는 한중 관계에 맞추어서 학과의 성격이 좀더 다양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자면 회화나 실무 중심의 중국어 학습과 중국에 관한 전반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한편 특정 분야의 기능을 강화하는 그런 방향으로의 전환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실제로도 이미 중국언어문화전공(건양대학), 중국어정보처리과(동명대학), 중국지역학전공(한신대학), 중국비지니스학과(우송대학) 등과 같은 학과가 생겨나고 있다.

그럼 이번에는 대학의 실제 교육 과정에서 부딪치게 되는 몇 가지 어려운 점을 거론해 보자.


전문적인 교사 부족

첫 번째는 중국어 교육을 담당하기 위해 일정한 훈련을 받은 교사 양성 시스템이 결여되어 있고 이에 따라 각 대학에는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교사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2004년 수정판 〈한국중어중문학회 회원 주소록〉5)에 따르면 130학교 501명의 교수가 등재되어 있는데, 실제 한국의 중국 관련 학과의 전임교수 수는 여기에 등재되어 있지 않은 사람까지 포함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이보다 더욱 많을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보아 한국의 중국관련 학과 전임교수의 자질은 대단히 우수하다. 대부분 박사학위 소지자로서 중국학에 대해 높은 학술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다년간의 중국어 교육 경험을 갖추고 있고 특히 연령이 젊을수록 그 자신의 중국어 기초가 튼튼하다. 그러나 이들은 거의 전부가 중국문학, 중국어학 또는 기타 전문분야의 전공자일 뿐 중국어 교육을 위한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사람은 아니다. 다시 말해서 이들은 교육학, 교육심리학이라든가 일반언어학과 같은 언어교육의 기초적 과목을 이수한 경우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중국어 교수 방법론 또는 중국어 교육 실습과 같은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경험도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그러므로 자연스럽게 이들은 자신이 중국어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경험한 바나 오랫 동안 중국어 교육을 담당하면서 체득하게 된 바를 중심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교수 방법이나 기자재 사용 등의 면에서도 취약할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학문적 관심사에 기인하는 바 자연스럽게 듣기나 회화 또는 작문보다는 주로 독해 위주의 강의를 진행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각 학교에서 이들이 실제로 중국어 교육을 담당하는 경우도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우선적으로 자신의 전공과목을 강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주로 시간강사가 중국어 교육을 담당하게 되는데, 이들 시간강사 역시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바 없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일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 대부분 교육 경험이 일천한 데서 오는 경험 부족까지 가지고 있으므로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물론 이러한 시간강사들은 그 나름의 장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 연령대가 대체로 30대이므로, 상대적으로 볼 때 1970년대에 중국관련학과에 입학하여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50세 전후의 전임교수들에 비해서는 다소 높은 언어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 최근의 중국 언어 상황의 변화에 비교적 잘 적응하고 있다. 그러나 역시 전문교육을 받은 바가 없고 경험 이 부족한 것과 같은 약점에다가 설상가상으로 이와 동시에 시간강사라는 직위의 한계 때문에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강의 준비나 교육이 어렵다는 한계를 노정하고 있다.


전문교사 양성 시스템과 중국어 교육 방법 연구의 부족

상기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우선 한국 대학교육 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 탓이다. 즉, 한편으로는 대학에서 중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전문교사를 양성하는 시스템이 전혀 없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대학 교육에서 전임교수의 수가 적고 시간강사를 많이 활용하면서도 시간강사들이 안정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여건이 구비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학계에서 아직까지 중국어 교육 방법 연구가 상당히 부족한 것도 그 하나의 원인이다. 즉 기존의 중국어 담당 교사가 전문성 부족 및 경험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참고할 만한 적절한 연구 성과물이 결여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소수의 연구자들에 의해 한국인에게 중국어를 가르칠 때 일어날 수 있는 어려움이라든가 이를 극복하는 방법 그리고 효과적인 교육 방법 등에 대한 연구가 시도되고 있기는 하다. 예를 들면, 朱景松은 〈韓國人學漢語難點分析〉6)에서, 發音·用詞·造句·表達의 네 가지 분야에 걸쳐 비교적 상세하게 난점을 논한 후, 이를 극복하기 위한 몇 가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 손민정은 〈중국어 어휘 교수법에서 한자어 활용 방법〉7)에서, 한국어의 한자어휘와 중국어의 한자어휘의 비교를 통해 학생들이 중국어 학습 초기에 이미 알고 있는 한국어의 한자어휘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그 외에도 박덕준, 〈중국어 작문 교수의 새로운 접근〉8) 등 작문 교육 분야에서 일련의 성과를 냈다. 그렇기는 하지만 한국대학에서의 중국어 교육의 역사라든가 숫자에 비추어 볼 때, 대학의 중국어 교사들이 참고할 만큼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충분한 연구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는 아직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객원교수의 활용 미흡

대학의 중국어 교육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또 한 부류의 사람들은 원어민 강의를 위해 중국에서 초빙된 객원교수들이다. 그러나 이들 객원교수는 기대와는 달리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해 중국어 강의에 효과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 각 학교는 대체로 자매학교로부터 학문적으로 뛰어난 업적을 가진 분을 우선 초빙한다든가 아니면 특별한 조건 없이 단순 추천을 받아서 초빙한다. 그러다보니 이런 분들 중에는 대외한어교육을 전공한 교수는 많지 않고 대부분 중문과 교수이거나 심지어는 중국어 교육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분들이다. 그렇지만 중국어를 구사하는 중국인이라고 해서 모두가 다 중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중국의 중문과 교수라고 해서 외국인에게 중국어를 잘 가르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면 초빙된 객원교수 자신이 방언을 사용한다든가 하여 발음 및 어휘가 표준적이지 못한 경우도 많고, 언어학적 지식이 부족하여 규범적인 중국어 교육이 어려운 경우도 상당하며, 설사 발음과 어휘가 표준적이고 일정한 언어학 지식을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외국인을 상대로 한 중국어를 교육한 경험이 없는 탓에 효과적인 강의가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도 없지 않은 것이다.


교재 선택의 어려움

전임교수, 시간강사, 객원교수 등 중국어 교사 분야에서도 어려움이 있지만, 중국어 교육의 중요한 자료인 교재의 선정 역시 어려운 부분이다. 현재 한국에는 각 학교 자체의 교재를 포함하여 수백 종의 중국어 교재가 출판되어 있다. 이들 교재는 대부분 대학의 교수인 한국의 중국어 교사들이 그 동안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가를 보여 주는 좋은 증거이다. 사실 이들의 노력에 의해 대학에서 그 동안 수많은 중국어 인재를 배출해낼 수 있었다. 이들 교재는 오랜 경험의 축적에 의해 한국 실정에 비교적 적합한 내용과 방식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훌륭하다. 그렇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자면 문제가 없지 않다.

첫째로는 대부분의 교재가 초급 수준의 것으로서 중급 이상의 교재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이다. 또 다음으로는 상업적인 목적에 의해 개발된 교재가 워낙 많으므로 질적인 측면에서 옥석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셋째로는 교재 편찬이 한국사회의 특성상 개인 작업 내지 소수인에 의한 개별작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어휘 선정에서 부터 문장의 난이도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이고 체계적이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며, 또한 교사가 단계별로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는 일관성있는 시리즈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한 학과내에서 4년동안 사용하는 교재가 체계적이지 못한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고, 심지어는 같은 학기 내에서 조차도 서로 연관성없는 교재를 사용할 정도이다. 마지막으로, 중국인이 아닌 한국인이 편찬하는 데서 오는 근본적인 한계라고 할 수 있는데, 어휘 사용이나 문장 표현 또는 문장 내용이 중국인의 통상적인 언어 습관이나 생활 관습과 맞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게 발견된다는 점이다.

반면에 중국에서 출간된 교재를 들여오는 경우 역시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한 가지는 교재 사용자를 대부분 구미인으로 상정하고 있기 때문에, 교재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구미인이라든가 해서 친근감을 느끼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한국인에게는 불필요한 설명이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후자의 예를 들면, 초급교재의 경우 한자쓰기에 지나치게 많은 분량을 할당한다든가, 중고급 교재의 경우 한중 간의 문화적 상황이 비슷하므로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는 일련의 문화현상을 대폭 설명하고 있는 점들이 그렇다. 다른 한 가지는, 중국의 교재는 부지기수로서 각 학교의 실정에 맞추어 교재를 편찬하므로 한국인이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부분이 많으며,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교재라고 할 수 있는 북경언어문화대학의 교재조차도 이 대학에 와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을 중심인물로 설정하고 있으므로 해서 내용상 부적합한 것이 많다는 것이다. 예컨대 “天安門離北京語言文化大學有多遠” “從北京語言文化大學去天安門怎麽走?” … 이런 식이다.



5. 맺음말


이상에서 필자는 미흡하나마 중국 관련 학과의 변동 상황, 대표적 학과의 전공과목편성 현황 및 중국어 교육상의 문제점, 대학내 중국어 교육의 난점 등을 검토해 보았다. 근래에 들어와서 중국 관련 학과가 대폭 증설되는 한편으로 교수의 질과 숫자 면에서도 큰 발전이 이루어졌으며 각종 실험실습기자재 역시 선진화되었다. 다만 대학에서의 중국어 교육 분야에 한정지어서 말하자면, 그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아직까지 그리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닌 듯하다. 앞으로 더욱 큰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노력해야 할 일들이 많은데, 그 중 중국어 교육과 관련해서 몇 가지만 거론해보는 것으로서 이 글을 맺도록 하겠다.

첫째, 전체적으로 중국어 교육 시간을 늘여야 할 것이다. 만일 대학 전체의 교육 체제상의 문제로 전공 학점 수를 더 늘리기 어렵다면, 최소한 전공 과목 내에서라도 중국어 과목을 증설하여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는 중국어 수준의 제고와 관련해서 고려대학처럼 HSK 성적을 활용한다든가 해서 중국어가 일정한 수준에 달해야만 졸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좋으리라고 본다.

둘째, 중국어 관련 과목의 편성을 체계화하여야 할 것이다. 일단 초중급 단계에서는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등을 종합적으로 교육하도록 하고, 중고급 단계에서는 이를 분야별로 교육하는 방식을 택하더라도 상호 유기적으로 연관이 되도록 교육해야 할 것이다. 또 학년별로 일관성있는 교육 내용으로 난이도가 단계적으로 높아지도록 하는 한편 전체 과목이 서로 긴밀하게 관련을 가질 수 있도록 편성해야 할 것이다.

셋째, 인재 양성의 목표를 다양화하여 일부 중심대학은 계속해서 학문 후속 세대 양성을 목표로 하되 다수 대학은 사회적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분야의 실무형 인재 양성으로 그 목표를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어느 쪽이 되든 간에 단순 회화 능력 구비 수준을 넘어서 전문적인 지식과 언어 능력을 갖춘 인재의 양성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정부나 대학 관계자의 제도 개혁과 투자가 있어야 하겠지만, 또 한편으로는 각 대학 중국 관련 학과 자체로서도 발상의 전환과 시스템의 개선 및 효과적인 교육프로그램을 개발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넷째, 현재 교육대학원 등에서 중등학교 중국어 교사 양성 및 재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그것과는 별도로 대학에서 중국어 교육을 전문적으로 담당할 교사를 양성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원 석사 과정에서 관련 과정을 설치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고, 기존의 대학 전임교수 및 시간강사를 재교육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漢辦과 같은 기구에서 시행하고 있는 바 한국 및 외국의 중국어 교사를 초빙하여 연수를 진행하는 방식이 더욱 확대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대외한어교육을 이수한 중국인 교사들을 한국의 대학에 파견하는 지원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다섯째, 중국어 교수 방법론 연구를 진작함으로써 이러한 연구의 성과를 통해 효과적인 교수 방법을 개발하여 보급하는 것도 필요하다.

여섯째, 한중 양국 전문가가 공동으로 각각의 장점을 살려서 한국 학생을 대상으로 하여 한국 실정에 맞으면서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중국어 교재를 편찬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이에는 공신력 있는 학술 단체 그리고 정부 기관 및 출판사 등의 협조가 있어야 할 것이다.




1) 이 글은, 金惠俊, 〈漢語敎育的現狀、存在問題及改革思路〉, 《중국어문논총》 제27집, 서울: 중국어문연구회, 2004년 12월, pp.149-164.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다.

2) 이장우, 〈중국문학연구사 장편(15) 한국 중국문학연구의 회고와 전망〉, 《중국어문학》 제15집, 경산: 영남중국어문학회, 1988.12, PP.503-515.

3) 경희대학교는 1965년에 중국어과목을 처음 개설한 후 1970년대 초반에 중문과를 설치한 것으로 알고 있다.

4) 종합적 교육이 필요한 이유에 관해서는 黃一權, 〈독해·청취·회화·작문 능력의 종합적 향상을 위한 중국어 교육의 한 가지 모델〉, 《중국어문학》 제41집, (경산: 영남중국어문학회, 2003.6), pp.149-171을 참고할 것.

5) 한국중어중문학회 편, 〈한국중어중문학회회원주소록〉, 《중어중문학》 제34집, (서울: 한국중어중문학회, 2004.6), pp.575-611.

6) 朱景松, 〈韓國人學漢語難點分析〉, 《중국어문학》 제30집, (경산: 영남중국어문학회, 1997.12), pp.597-620.

7) 孫民政, 〈중국어 어휘 교수법에서 한자어 활용 방법〉, 《중국어문학》 제43집, (경산: 영남중국어문학회, 2004.6), pp.383-405.

8) 박덕준, 〈중국어 작문 교수의 새로운 접근〉, 《중국언어연구》 제9집, (서울: 한국언어학회, 1999.12), pp.183-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