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관계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관련된 도서 출간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어학 교재나 중국 고전 뿐만 아니라 역사, 경제, 문화, 사회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이 소개되고 있는 추세이다.

먼저 박영환 동국대(중어중문학) 교수의 「어느 인문학자의 문화로 읽는 중국」은 정치.경제.문화.대외관계 등 중국의 다양한 측면을 살핀 책이다. 박 교수는 9년 동안 중국에서 공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인의 의식과 변화상을 소개했다.

중국인들은 사회주의 국가에 살고 있지만 돈과 숫자에 대해 매우 밝다고 한다. 서슴없이 "나는 공산당도 부처님도 믿지 않는다. 오로지 믿는 것은 돈뿐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정부는 3, 6, 8, 9 등 길(吉)한 숫자가 들어간 자동차 번호판을 경매에 부치기도 한다.

박 교수는 또 중국 사람들이 도시의 환경미화에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나마 사스 발생 이후 중국 당국과 개인이 청결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

박 교수는 "군자가 사는 곳에 어디 누추함이 있겠는가(君自居之, 何陋之有)"라는 구절을 인용하면서 이런 습관의 바탕에는 외부 환경보다는 인품을 강조하는 유교사상이 자리잡고 있다고 주장한다.

책은 이밖에 중국의 8대 요리, 중국과 북한의 관계, 중국인의 멋과 낭만, 남녀평등의 역사 등 중국의 이모저모를 살폈다. 동아시아 刊. 230쪽. 9천원.

청나라 말기, 중화민국 초기의 학자 고홍명(1857-1928)의 「중국인의 정신」은 역사와 문화에 대한 고찰을 통해 중국인의 정신, 심리, 품성, 특징을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서구식 근대화를 반대하고 중국 전통 문명의 진정한 가치를 역설하고 전통문화의 유지, 보존을 주장한 문화보수주의자이다.

그는 중국 역사에 대한 깊이 있는 인식과 문화에 대한 재검토, 중국인의 특성에 대한 명확한 고찰을 통해서만 중국이 진정 강력해 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보존 위에서 진정한 발전이 가능하다는 논리.

"나는 전쟁이 끝나면 유럽인이 문명적 난제의 해결책을 중국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진정한 중국인의 가치 속에는 전쟁 이후의 유럽인들이 새로운 문명을 재건할 비밀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책은 중국인의 정신부터 중국 여인, 중국 언어, 중국학 등에 관한 저자의 글을 묶었다. 예담 刊. 김창경 옮김. 247쪽. 1만원.

또 진원평 북경대 교수의 「중국 소설사:이론과 실천」(이룸 刊)은 청말민초(靑末民初)라 불리는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의 전환기 중국 소설을 집중 조명했으며, 윤형두 범우사 대표의 「한 출판인의 中國 나들이」(범우사 刊)는 십여 년 간 중국을 여행하면서 느낀 감상을 모았다. 이밖에 「최근 중국경제와 세계화 정보화」「중국의 IT산업 주요 IT(상장)기업」「중국 NO.1 기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중국 경제 미래」등 중국 관련 경제서도 다수 출간되고 있다.

중국 청나라 말기 문화보수주의자였던 학자 고홍명. 친서양적 문화 유입을 강력히 비판하며 중국 전통문명의 가치를 역설했다.

대신 오늘날 끝없이 표출되는 자문화 경시, 여타 문화에 대한 일방적인 추종과 흡수, 문화적 혼란과 충돌 등의 문제점을 꼬집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