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 추천비평문
 

 

나의 중국 가상 여행

 

중어중문학과 200401164   조 경 식   조경식

 

내가 중국을 이해하는 첫 발걸음. 그것은 바로 영화를 보는 일이었다. 영화만큼 그 나라의 문화를 실감나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어디 있을까? 이제까지 중국영화라고 본 것은 성룡 이 나오던 무협 영화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중국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사람들이 날아다니는 것이었다. 어렸을 때는 정말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그런 영화들은 한 순간 즐기고 흘려보내면 그만이었다. 내겐 아무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 기회에 <인생 活着>과 <Together 和你在一起> 영화 2편을 보면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 중국의 일상생활이 어떤지 알게 되었다.

가장 눈에 먼저 들어온 것은 중국인들의 의식주였다.

중국의 집들은 회색 혹은 흰색의 벽돌로 지은 것이 많았다. 그건 벽돌로 만들 수밖에 없는 환경 때문이 아닐까 싶다. 또 문을 보면 간혹 가다가 둥그런 문도 있었다. 네모난 문만 보다가 갑자기 둥그런 문을 보니 참 신기했다. 우리는 주로 방바닥에서 자는 경우가 많은데, 중국인들은 잘 때 침대 위에서 잔다. 한마디로 온돌문화와 침대문화의 차이다. 한국, 일본의 온돌문화에서 집이란 외부와 격리된 휴식공간이며 그 중에서 방은 아늑하고 더욱 철저히 격리된 내부의 공간이다. 그리고 그곳에 온돌을 깔고 그 온돌을 데워 방안의 온도를 조절하게 된다. 그래서 신발을 신고 들어올 수 없다. 하지만 중국의 방은 일종의 생활  공간의 연장선이다. 그래서 신발을 신고 방에 들어오는 것이다.

중국인들은 주로 국수, 만두, 차 같은 것을 즐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국수는 면발이 다소 두꺼워 보였다. 국물도 없는 면에 고춧가루 같은 양념을 넣어서 먹었다. 만두는 중국하면 떠오르는 음식이다. 촉의 군사 제갈량이 죽은 병사들을 위로하기 위해 사람의 머리와 비슷한 모양을 만들어 그 속에 말과 소의 고기를 넣고 강에 던진 것이 시초라고 전해진다. 빠오즈, 만토우, 오티아오, 훈둔, 또우지앙, 지아오즈 같은 다양한 종류의 만두가 있다. 그 중 속이 없는 만두를 먹는 것을 봤는데, 아마도 만토우 일 것이다. 정말 물 없이는 먹기가 힘들어 보였다. 음식을 먹을 때는 주로 젓가락을 사용하였다. 밥을 먹을 때도 숟가락보단 젓가락을 주로 사용하였다.

중국인들이 입는 옷은 전통적인 치파오, 중산복, 그리고 서구적인 옷 등 다양했다. 역시 젊은 사람들은 서구적인 옷을 입는다. 중국의 주요 교통수단은 자전거였다. 자전거가 거리마다 가득 채우고 있었다. 밤에는 집집마다 세워져 있었다. 한마디로 우리 자가용 대신에 자전거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나는 한비야의 중국견문록을 본 적이 있다. 작가가 말하기를 자전거 관리가 중요하단다. 자전거를 도둑맞아 통학하는데 굉장한 어려움을 겪었다한다. 그만큼 자전거는 중국에서는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자전거를 타는 이유는 우선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런 것 같다. 또 사람들이 차를 살만큼 아직까지는 여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앞으로 중국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우리가 차를 수출한다면 많은 흑자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분명 공산주의 국가였다. 우선 북한에서 김일성, 김정일을 추모하듯이, 중국에서는 毛泽东을 추모한다. 그의 사진을 선물로 받고 기뻐한다. 또 벽화까지 그린다. 내 얼굴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결혼 같은 기쁜 일이 있으면 초상화에 인사를 하는데, 너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우리나라로 생각한다면, 결혼할 때 예식장에 걸려있는 노무현 대통령의 사진에 인사한다는 것이 아닌가? 중국엔 높은 지위의 주석에서부터 말단의 읍장도 있다. 분명 계급이 있고, 대우도 틀리다. 물론 호칭에 있어선 ‘누구누구동지’라고 하지만 말이다. 먹는 것은 공동으로 분배받았다. 또 공동식당 같은 곳에서 음식을 먹는다. 한편, 국가의 명령에 따라 공동으로 물자(철)을 내는 것도 보았다.

중국인들의 전통적인 결혼방식도 우리와 비슷한 것 같다. 중개하는 사람이 있고, 결정은 부모가 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선 당사자의 의견도 중시하는 것이 보였다. 서로 집안을 따지기도 했다. 남자집안은 공장기술자로 당 계급이었고, 여자집안은 혁명을 해서 높은 대우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연애결혼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중국에 서구적 의식이 많이 유입되는 것이라고 본다.

중국에선 우리나라처럼 쉽게 아이를 때리는 것 같다. 서양과 다르게 아이가 말을 안 듣자 신발로 때리는 모습이 보였다. 또 머리를 때리는 모습도 보았다. 나는 유교사상의 영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농업 사회에서 가부장적 의식이 남아 있어서 가족 구성원들을 통제하기 위해서 체벌이 행해지는 것이 아닐까?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지만, 이것도 하나의 공통점이라고 봐야겠다.

사람이 죽으면 땅을 파서 무덤을 만들고, 그 사람의 옷을 태우는 건 우리나라와 똑같았다. 또 제사를 지낼 때도 평소 그 사람이 좋아하던 음식을 놓는 것도 같았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 중국에서도 화장이 많이 행해지고 있다고 들었다. 역시 서구적 사고도 그렇겠지만, 사람이 워낙 많은 만큼 묘 자리가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인민공개재판이라 하면서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때려라!”, “죽여라!”하면서 외친다. 한비야의 중국견문록을 다시 한번 언급하고자 한다. 중국에선 싸움이 일어나면 사람들이 순식간에 모여들어서 개입한다고 한다. 특히 상대가 외국인일 경우 돈이 많다고 생각해서 배상을 마땅히 해줘야한다고 말한단다. 그래서 한비야씨도 자기가 잘못한 일이 없었어도, 배상을 하고 말았단다. 이런 걸보면 막상 중국가기가 무서워지기도 한다.

중국인들은 참 빨간색을 좋아한다. 영화 속 건물도 빨간색이 있다. 천안문만 해도 그렇다. 그 뿐만 아니라 빨간 택시, 빨간 천도 있다. 여자들은 빨간 옷을 입기도 한다. 빨간색은 중국인에게 있어서 전통적으로 좋은 의미가 많다고 들었다. 길하면서 ‘다산’을 의미한다. 참 복 받은 색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있어서 빨간색은 다소 부정적이다. 오랜 체제의 대립 속에 그런 의식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지난 월드컵을 계기로 이런 의식은 많이 사라졌을 것이다. ‘열정’, ‘단결’의 이미지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난 중국의 변화하는 모습도 보았다. 물론 北京의 모습만 보게 되어서 매우 아쉽다. 아주 세련되고 깔끔한 백화점이 있었다. 중국의 패션을 볼 수 있었다. 또 문이 있는 화장실도 보았다. 흔히 중국에는 화장실에 문이 없다고 하지만 이제는 많이 바뀐 것이다. 北京역의 모습도 보았다. 굉장히 시설이 좋게 보였다. 또 크기도 매우 컸다.

영화들을 감상하면서 조금이나마 중국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나는 최대한 다양한 분야에 걸쳐서 관찰하고자 하였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영화의 배경이 주로 北京쪽에만 한정되어있었다는 것이다. 좀 더 다양한 지역의 모습을 보면서, 서로 비교해봤으면 좋았다는 아쉬움이 든다. 티베트지역, 사막지역, 남방지역, 만주지역 등등 더 구체적인 모습은 수업시간에 접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영화를 보면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느낀 것은 중국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또 중국은 더 이상 낙후된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사실은 벌써 영화로까지 표현되고 있다. 내게 있어서 중국은 더 이상 사람이 날아다니는 곳이 아니게 되었다. 앞으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잘 이해해서 우리의 미래를 희망차게 만들어 나가야겠다. 이것이 내가 영화를 보면서 깨달은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