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일
- 2023.11.20
- 수정일
- 2023.11.20
- 작성자
- 윤지훈
- 조회수
- 410
[기고] 김해원 교수, 순국선열의 날
[세상읽기] 순국선열의 날
김해원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자
- 김해원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헌법학자
- | 입력 : 2023-11-19 19:12:14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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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우리는 애국과 순국을 강조할 뿐, 자신의 이익과 안위만을 탐하거나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많은 자에게 막중한 권력을 쉽게 위임한 것 아닌지를 깊이 성찰할 필요가 있다. 분명한 것은 각종 친족 비리(허위 경력으로 이익을 탐했던 자신의 과거를 ‘돋보이려 한 욕심’으로 치부했던 배우자, ‘죄질이 매우 나쁘고 도주 우려’가 있어 법정 구속된 후 징역형을 확정받은 장모,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으로 기소된 처남)에 둘러싸여 있음에도 이를 감찰코자 법이 설치한 특별감찰관을 현재까지 임명치 않고 있는 자가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재산 신고 누락과 조세 탈루 의혹이 가득한) 탐관오리 같은 자를 대법원장으로, (비상식적인 재산 증식과 각종 혐의에 모르쇠로 일관한) 후안무치한 자를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발탁하려 했으며, 현직 검사로서 검찰에 협조하기는커녕 자신의 방어권을 내세워 비밀번호를 감추고 수사를 우롱했던 자를 검찰 사무를 관장하는 법무부 장관으로, 건국과 독립전쟁의 영웅 홍범도의 흉상을 사관학교에서 축출하겠다는 자를 국방부 장관으로 영전시켜 일신의 영달을 맛보게 했다. 반면에 해병대 병사 순직 사건을 수사하여 사단장의 범죄혐의를 포착 및 이첩한 대령은 항명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학생을 정성껏 살피던 교사는 모든 책임을 홀로 떠안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어쩌면 우리는 국가가 아니라 대통령직을 사랑하고 정권 유지에 목숨을 건 탐욕스럽고 무책임하며 무능력한 자들을 위해, 우리의 사랑과 생명을 축내고 있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적어도 애국애족한 순국선열의 정신을 모욕하는 것이 출세의 길이 되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출처 : 국제신문 [세상읽기] 순국선열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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