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일
- 2025.11.15
- 수정일
- 2025.11.15
- 작성자
- 최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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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
“프로젝트를 넘어, 지속 가능한 산학협력을 향해” - SNT모티브 권형순 대표 인터뷰
“프로젝트를 넘어, 지속 가능한 산학협력을 향해”
- SNT모티브 권형순 대표가 말하는 부산대 RISE와 지역 인재의 미래
부산 기장군, 자동차 부품과 방산, 모터·제어·소프트웨어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한 글로벌 기업 SNT모티브.
이곳에서만 39년을 일한 ‘한 회사 인생’ 경영자 권형순 대표이사는 산학협력을 말할 때 가장 먼저 “지속성”을 꺼냈다.
“과제를 2~3년 하고 끊어버리는 방식으로는 학교도, 기업도, 지역도 함께 성장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단호한 진단이다.
부산대학교 RISE(라이즈) 사업단과의 협력을 계기로, 권 대표는 “학생들이 굳이 서울로 가지 않더라도 부산에서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길”을 함께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번 인터뷰는 부산대 RISE 사업의 일환으로 활동하는 B·RISE 서포터즈·명예기자단이 SNT모티브를 찾아 진행했다.

B-rise 서포터즈와 SNT 모터스 권순형 대표가 인터뷰를 진행하는 모습
단발성 과제에서 지역 생태계로…
“산학협력, 2~3년 프로젝트로 끝나면 진짜가 아니다”
권 대표가 바라보는 기존 산학협력의 한계는 명확하다. 부산에는 조선·기계·제조업 등 강한 산업 기반을 가진 기업들이 많고, 과거부터 대학과 기업이 다양한 공동 연구·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그는 “대부분 2~3년짜리 과제로 끝나버린다”고 진단한다.
프로젝트가 종료되면, 협력 구조도 끊기고 기술·인력의 축적이 회사·대학·지역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실적”만 남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권 대표가 생각하는 ‘진짜 산학협력’은 조금 다르다.
“처음에는 프로젝트로 시작하겠지만, 그 결과로 나온 기술이 회사와 대학원에서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거기에 참여한 학생·연구자들이 다시 기업에 와서 연구를 이어갈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합니다.
그게 부산 지역 전체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산학협력이라고 봅니다.”
즉, 프로젝트는 출발점일 뿐, 그 이후에도 기술·인재·네트워크가 계속 축적·확장되는 구조가 곧 ‘지속 가능한 산학협력’이라는 메시지다.
MOU는 시작일 뿐
“RISE와 함께, 형식이 아닌 ‘지속되는 관계’를 만들고 싶다”
SNT모티브와 부산대는 이미 MOU를 체결했다. 부산대 총장이 직접 회사를 방문해 협약을 맺었고, 이 자리에서 RISE 사업도 함께 출범했다.
하지만 권 대표는 “형식적인 MOU는 원치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가 그리고 있는 그림은 이렇다.
특정 과제를 함께 수행하는 공동 프로젝트. 기업이 기금을 출연해 진행하는 공동 연구·개발. 학생들이 회사에 들어와 함께 일하며 배우는 인턴십 프로그램.
이 모든 것이 일회성이 아닌, 꾸준히 이어지는 협력 프로그램이 되는 것.
“MOU가 있다고 해서 보여주기 식으로 운영하면 의미가 없습니다.
프로젝트를 하든, 기금을 내서 공동 개발을 하든, 인턴십을 하든 간에 결국은 지속 가능한 협력이 돼야 합니다.
학생들이 우리 회사에 와서 정주하면서 연구·개발을 계속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서 부산대 RISE 사업단의 역할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RISE 사업단이 예산·플랫폼과 같은 지원 체계를 제공하고, 기업이 현장 기술·연구 인프라라는 실질적인 역량을 더하며, 대학이 학생과 교수진이라는 사람과 아이디어를 연결하는 구조.
권 대표와의 대화에서, RISE는 단순한 재정 지원 사업이 아니라 대학?기업?지역을 엮는 조정자이자 촉진자여야 한다는 메시지가 읽혔다.
“부산을 떠나지 않아도 성장할 수 있을까?”
인턴십·정보·장학금으로 만드는 ‘정주 인재’의 길
인터뷰 내내 학생들이 가장 궁금해한 것은 바로 이 질문이었다.
“대표님이 20대 대학생이라면, 어떤 경험을 통해 ‘부산을 떠나지 않아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고 느끼고 싶으실까요?”
권 대표는 먼저 현실을 직시했다.
좋은 연봉과 복지를 갖춘 대기업 본사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그래서 많은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서울행’을 떠올리는 구조라는 것.
그러면서도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부산에도 충분히 좋은 기업들이 있고, SNT모티브 역시 그 중 하나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으며, 문제는 학생들이 지역 기업에 대한 정보와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
그래서 그가 강조한 해법은 ‘경험’과 ‘접점’이다.
“제가 20대라면, 인턴십이나 프로젝트를 통해 회사와 부산 지역의 좋은 기업들에 대해 많이 알아보려고 할 겁니다.
선배들도 만나 보고, 현장도 보고요. 그런 경험이 있다면 굳이 서울만을 선택지로 생각하지 않게 되지 않겠습니까?”
이 과정에서 인상적인 이야기도 나왔다.
SNT그룹은 ‘문해장학재단’을 통해 1인당 연 800만 원, 졸업 후 의무고용 조건 없음, 매년 수백 명의 학생 지원이라는 큰 규모의 장학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금까지 약 1,450명이 장학금을 받았고, 그중 부울경 지역 학생만 500명 이상에 이른다.
최근에는 부산대 학생 20여 명도 이 장학금을 받았으며, 내년에는 연 600명 규모로 확대될 예정이라고 한다.
“성적이 우수하고, 학교 총장 추천서만 있다면 회사를 꼭 와야 한다는 조건 없이 지원 가능합니다.”
이는 기업이 학생에게 다가가는 또 하나의 방식이자, 부산 지역에서 공부하며 성장하고자 하는 학생에게 매우 구체적인 ‘정주 인재 지원 장치’다.
“학부생에게 ‘빠른 성과’보다 중요한 것”
성장의 속도를 높이는 인턴십의 힘
“학생들이랑 같이 하면, 어디서 빠르게 성과가 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권 대표의 대답은 의외로 담백했다.
“학부생에게 당장 빠른 성과를 기대하는 건 적절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그분들을 얼마나 성장시켜서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함께 이어갈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그는 학부생에게 필요한 건 ‘현장을 몸으로 겪는 경험’이라고 강조한다.
방학·학기 중 인턴십, 실제 공장 설비와 연구현장을 직접 보는 투어, 현업 엔지니어들과의 협업 경험.
이런 경험이 학생에게는 기술·직무 이해도를 높이고, 기업에게는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인재를 미리 만나는 기회가 된다.
SNT모티브는 이미 부산대 기계공학부 학생들을 포함한 여러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턴십을 운영 중이며, 방산·모빌리티·로봇·모터제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혀가고 있다.
“차이는 있어도 차별은 없다”
젊음, 그리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는 조언
인터뷰의 마지막, 우리가 “RISE 사업단 활동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물었을 때 권 대표는 다시 ‘소통’을 꺼냈다.
그가 말하는 소통 능력은 단순한 어학 실력이 아니다. “세대 간에도, 남녀 간에도, 지역 간에도 차이는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건 그걸 근거로 차별하지 않는 태도입니다.
겸손과 배려를 바탕으로 서로를 존중하면서 진심으로 소통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는 ‘젊음’ 자체의 가치를 강조했다.
“젊다는 건 정말 큰 자산입니다. 실패를 너무 두려워하지 마세요. 여러 경험에 도전하다 보면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나중에는 사회를 바라보는 시야도 훨씬 넓어질 겁니다.”
RISE, 기업, 학생이 함께 그리는 다음 5년
권형순 대표의 인터뷰는 단순히 한 기업의 성공 스토리를 듣는 자리가 아니었다.
지속 가능한 산학협력. 부산에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정주 인재 생태계. 차이는 인정하되 차별은 하지 않는 태도. 젊음에 대한 믿음과 도전.
이는 부산대학교 RISE 사업단이 지향하는 방향과도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다.
프로젝트가 끝난 뒤에도 남는 것은 결국 사람과 경험이다.
부산대와 SNT모티브, 그리고 RISE 사업단이 함께 만들어갈 다음 5년의 협력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SNT 모터스 내부 공장 견학을 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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