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1_HMM바다소리] 차세대 선박 연료의 방향성 - 선박의 '탄소배출 제로'를 이룰 열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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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date
2022.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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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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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8

이제명

(부산대학교 수소선박기술센터장,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선사들은 이에 대응해 대체연료의 연구·개발에 속도를 올리는 추세다. 현재 메탄올, 수소, 바이오연료, 암모니아 등이 대체 연료로 고려되고 있다. 차세대 선박 연료 개발의 현주소와 향후 전망을 살펴본다.



금세기 말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

1950년대 이후로 세계 인구, 경제 규모, 에너지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탄소배출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연간 10억t의 온실가스를 내뿜는 선박은 해양이라는 공간적 구분을 이유로 UN 산하기관인 국제해사기구(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IMO)의 규제를 적용받는다.

IMO가 조선·해운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해양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발생 총량 목표치를 설정하기도 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특정 기술의 적용 여부를 결정하기도 한다. IMO는 금세기 말까지 해양에서의 ‘탄소배출 제로(Zero)’를 목표로 설정했고, 이의 단계적 이행을 위해 2050년에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줄이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목표치가 너무 높다는 우려도 있지만, 탄소배출 제로 목표를 금세기 말이 아닌 2050년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유럽발 주장도 힘을 얻고 있어 IMO의 2050 온실가스 50% 감축 목표 이행은 예정대로 진행되거나 더 높은 수준으로 강화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따라서 탄소배출 제로에 대한 타임라인에 다소 차이가 나타날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무탄소 연료로 향하는 것은 자명해 보인다. IMO의 온실가스 저감 장기조치 후보군에 ‘무탄소 혹은 탈화석연료의 개발 및 공급 추구’라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어 선박 연료 변화가 필연적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선박 기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현수준에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기술을 포함하고, 앞으로 적용이 가능한 미래 기술까지 모두 적용하더라도 온실가스 감축 수준은 30% 내외라는 분석까지 나와 있는 상황임을 고려하면, 무탄소 연료의 사용 없이는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 IMO 온실가스 배출 규제 현황


+ 신조 발주 선박의 연료 전망


 

선박 대체 연료의 대세, 메탄올·수소·암모니아·바이오연료

글로벌 차원에서 IMO 규제 대응을 위해 고려되고 있는 선박 대체 연료는 메탄올, 수소, 암모니아, 바이오연료 등이다. 단계적 온실가스 규제에 대한 단기적 대응으로는 메탄올이나 바이오연료를 이용해 탄소배출권거래제에 대비하고, 장기적 대응 측면에서는 수소나 암모니아를 이용하는 것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메탄올은 기존 선박 연료유에 비해 온실가스를 최대 25%까지 줄일 수 있어 LNG를 잇는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메탄올은 생산단가가 높고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많아 선박용 연료로 사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으나, 주원료인 천연가스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생산단가가 낮아지고 질소산화물을 저감하는 연료 분사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차세대 선박 연료로 부상하고 있다. 이 배경에는 높은 압력과 극저온이 요구되는 LNG와 달리 상온 및 대기압에서도 저장·이송이 쉽고 기존 항만 설비를 간단한 개조를 통해 연료 공급 설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 등도 역할을 하고 있다.

바이오연료는 기존 연료유 또는 LNG 추진방식과 호환이 가능한 이유로, 공급단가 등과 같은 경제적 측면의 경쟁력만 확보된다면 즉시 사용 가능한 기술 단계에 도달해 있다. 특히 바이오중유는 기존 연료유에 20% 수준의 혼합으로도 17%까지 온실가스 저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산술적 평가까지 나와 있는 상태이다. 다만 바이오가스는 높은 단가로 인한 낮은 경제성과 원재료 수급이 미치는 식량안보 문제가 연결되어 있어 공급의 불확실성이 활용의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수소는 질량에너지 밀도는 높지만 체적에너지 밀도가 낮은 특징으로 인해 저장효율이 항상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저장효율 향상을 위한 기술 개발이 꾸준하게 이루어져 왔으며,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700bar 수준의 고압 저장 방식과 영하 253℃의 극저온으로 액화시켜 저장하는 방식이 있다. 기체상태 대비 800배의 저장 효과를 가지는 액화수소 고유의 체적 효과와 함께, 700bar 고압수소 대비 2배 정도의 저장효율 등을 이유로, 장기적으로는 액화수소가 수소의 대량 저장에 유용한 기술 방식으로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영하 253℃를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에 대한 기술 난이도가 높으며 전용 공급장치에 대한 기술적·경제적 걸림돌도 존재한다.

암모니아는 수소 대비 비교적 경쟁력 있는 수준의 에너지밀도를 가지고 있고 액화온도 역시 영하 33℃ 부근으로 저장이 쉽다. 또한 여타 탄소중립 연료에 비해서 생산이나 운송 비용이 저렴하고 안정적인 대량 생산 및 운송 기술도 확보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대형 설비로 활용하는 관점에서 부식의 영향과 극소량 누출을 상정하더라도 자연환경이나 인체에 미치는 독성 문제, 냄새 등으로 인한 혐오 물질 인식, 질소산화물(NOx) 후처리 기술 등에 대한 다양한 문제 역시 존재한다.

+ 친환경 연료별 상대적 경제성 및 온실가스 감축 잠재량(%)


 

차세대 연료 적용에는 선행기술 개발 병행이 필요하다

새로운 연료의 선박 적용 확대에는 기술이나 안전 또는 연료 수급 안정성 등 다양한 고려사항들이 존재한다. 화물 운송을 담당하는 선박의 특징을 감안한다면 연료의 변경이 가져오는 가장 직접적인 변화가 연료탱크 또는 추진 형태의 변화에 따른 선체구조의 변화인데, 어떤 경우라도 화물 적재 공간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는 저장효율이 좋은 암모니아의 연료 적용이 현재로서는 가장 현실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연료 누출 시 예상 가능한 독성 피해 또는 부식 문제 등이 실제 적용의 장애로 작용할 수는 있다.

한편, 선박 연료 역시 에너지 활용의 한 분야라는 관점에서 볼 때는 수소를 주요 연료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주요 산업국가들이 수소를 차세대 에너지로 활용하는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자동차, 선박, 철도 등 주요 수송 모빌리티산업에서 미래 연료로 이미 등장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수소로드맵을 통해 국가 에너지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수소경제 활성화에 방점을 두고 있으며, 로드맵 내에는 IMO의 2050 온실가스 50% 감축에 대한 내용이 반영되어 있다. 정부 차원의 정책적 기술 개발 지원 역시 연료로서의 수소 활용에 대한 사업 성숙성을 충분히 보장하고 있다.


선박 연료 전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 이후 선박 연료 점유율에서 수소와 암모니아가 6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에너지 트렌드 예상만이 아닌 산업적 분석에 따른 다양한 상황들로부터도 수소와 암모니아가 해운산업에서 장기간 선박용 연료로 사용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물론, 지금 당장 대체 연료로서 선박에 적용하기에는 아직 많은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2023년부터는 탄소배출권거래제가 현실화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지금 당장은 연료의 혼합을 통해 저탄소로 가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생각된다. 물론 무탄소를 지향하는 기술개발 선행은 반드시 병행해야만 한다.

좀 더 현실적으로는, IMO의 단계적 규제를 만족시킬 수 있는 수소·암모니아 연료 인프라 확충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수소나 암모니아 연료 시대로의 전환을 위한 과도기적 과정의 지원책들이 정부 주도로 마련되고 있으므로, 정부 지원과 효과적 연계를 통한 기술 확보 전략 마련이 필요한 시기라 판단된다.

세계 굴지의 글로벌 선사들과 자웅을 견주는 우리나라 국적선사 이름으로 해운시장의 미래를 좌우할 신기술을 선보일 자격이 있고, 세계 최강 조선 기술을 보유한 국가의 국적선사로서 조선산업과 기자재산업을 견인할 의무도 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선박 연료는 반드시 바뀐다.

+ 우리나라 선박 온실가스 감축기술 개발 목표


+ 우리나라 친환경선박 전환 목표



*원문출처 : HMM 바다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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