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19 총서] 격조의 예술가 파격의 모험가, 정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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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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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부산대학교 영화연구소 공동기획 2019 총서] 격조의 예술가 파격의 모험가, 정일성 "형식이 곧 예술이다." 촬영감독 정일성의 영화 철학이 이 한 마디에 녹아 있다. 그가 평생에 걸쳐 지향하고 완성한 영화 형식은 때론 격조 있게, 때론 파격의 방식으로 한국영화 깊숙이 자리 잡아 왔다. 한국영화의 촬영 미학을 한 단계 끌어올린 그를 두고 우리는 '격조의 예술가, 파격의 모험가'라고 부르려 한다. 1970년대 김기영 영화의 압도적인 시각적 이미지, 과감하고 실험적인 색채 사용은 정일성이라는 '표현작가'의 출현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그의 카메라는 유현목의 리얼리즘, 김수용의 모더니즘 세계를 오가며 영화 형식에 중심을 두되 각각의 세계가 지향하는 바를 균형감 있게 형상화하는 데 몰두했다. 정일성은 1979년 신궁 으로 임권택과 조우한다. 그리고 1981년 만다라 로 한국영화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 없던 미장센과 시퀀스를 선보이며 한국적 미학의 한 획을 긋는다. 이후 계속된 두 사람의 협업은 그 자체로 한국영화사의 한 페이지가 될 만하다. 이두용, 배창호를 비롯해 동시대 한국영화사에 빼놓을 수 없는 주요 감독들의 작품을 함께한 정일성. 그의 촬영 미학에 관해 말하는 것은 한국영화사를 읽는 흥미로운 방편이자 필수 불가결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