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똑똑하다. 프린스턴 대학의 연구진은 최초로 박테리아가 단순히 환경에 반응하지 않고 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대비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러한 발견은 오직 복잡한 신경 체계를 갖춘 생물체만 이러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뒤집는 것으로서 Science 6월 6일자에 게제되었다. (참조 파일)
생물학자와 엔지니어로 구성된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일반적인 박테리아를 사용하여, 박테리아가 미래에 일어날 환경 변화를 감지한다는 최초의 증거를 발견하였다. 그리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하여 미생물 내부의 유전자와 단백질 네트워크가 어떻게 이러한 행동을 하도록 하는지도 설명하였다.
이 발견으로 박테리아가 어떻게 항생제에 저항하는 방향으로 변이하는지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이 연구 결과가 생물학적 의문점을 설명하지만, 그뿐만 아니라 실제적인 응용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 즉, 오염된 환경 청소와 같이 유용한 일을 하는 박테리아 개발에 이 결과를 응용할 수도 있다.
이 연구를 위해 연구원들은 대장균을 가지고 연구하였다. 이 균은 널리 있는 박테리아로서 항온 동물의 창자와 생물체 외부를 넘나든다. 이 박테리아가 창자에 들어와서 어떤 과정을 거쳐서 온도와 산소 변화에 적응하는가가 생물학계의 오랜 의문점이었다. 기존의 생각은 환경 변화를 감지하여 박테리아가 이러한 변화에 맞추어 반응한다는 것이었다.(http://www.sciencedaily.com/releases/2008/05/080519101927.htm) 즉, 산소가 많을 때에는 유산소 호흡을 하고 산소가 적을 때에는 무산소 호흡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환경 변화 후 적응하는 시간 동안 불리한 호흡을 하여야 한다. 이처럼 반사적인 반응은 최적의 반응이 아니다.
그래서 연구진은 더 좋은 방법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고, 산소량이 대장균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유일한 요소가 아닐 것으로 생각하였다. 대장균이 동물의 입으로 들어올 때 급격한 온도 상승도 겪게되므로, 급격한 온도 변화가 이 박테리아로 하여금 산소 부족에 대비하도록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였다.
이러한 생각을 실험하기 위해서, 다량의 대장균을 다른 온도와 산소 변화에 노출시키면서 반응을 살펴 보았다. 그 결과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온도 상승이 산소량 감소와 동일한 효과를 나타냈다. 즉, 온도가 높아지면 유산소 호흡이 무산소 호흡으로 바뀌었다.
이러한 결과가 우연이 아님을 보이기 위해서, 실제 환경 변화와 반대의 환경 변화를 만들었다. 즉, 온도 상승 후에 산소량이 증가하는 환경 변화를 주었다. 그러자, 수백 세대를 거친 후에는 새로운 환경 변화에 적응하여 온도가 상승하여도 유산소 호흡을 멈추지 않았다. 이러한 재설정 과정은 온도 상승 후에 유산소 호흡을 멈추는 것이 대장균의 생존에 필수가 아님을 증명한다. 오히려 박테리아가 산소 변화와 산소량 변화를 연관지어서 진화의 과정을 통해 이러한 반응을 학습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연구 결과는 뇌나 기초적인 신경 체계가 없는 단세포 생물도 학습 능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 준다. 고등 동물은 한 개체의 생애에서 새로운 행동을 학습하지만, 박테리아의 학습은 많은 세대를 통한 진화의 결과이다. 이 현상을 확실히 이해하기 위해, 연구진은 가상의 미생물 생태계를 개발하였다. 이렇게 컴퓨터를 사용하여 개발된 가상 환경에서 개개의 박테리아가 환경 변화 시 제한된 자원을 두고 경쟁하는 과정을 시뮬레이션하였다.
이 시뮬레이션을 실행 시키기 위해서 실제 생물학 시스템의 복잡성이 난점이었다. 수 백 만 개의 유전자, 단백질, 그리고 다른 생물학적 인자를 수 백 만 단계 동안 추적하여야만 하였다. 이렇게 복잡하고 많은 양의 계산은 컴퓨터 발달로 가능해졌다. 프린스턴 대학의 슈퍼컴퓨터를 사용하여 18 개월의 시간이 걸린 계산이었다.
가상 세계에서 미생물은 영양분을 섭취하는데 필요한 생물학 작용을 최소화하여 에너지를 절약하여야 생존 확률이 높았다. 이 때 중요한 점은 영양분이 공급될 시점을 예상하여 필요한 신진 대사가 적절한 시기에 시작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예측을 돕기 위하여 연구진은 영양분을 공급하기 전에 신호를 주었다. 이 때 신호는 일정한 방법으로 주어야 효과가 있었다.
영양분이 공급되는 때를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서는 미생물이 논리 문제를 풀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단 세포 생명체라 하더라도 주위의 정보를 분석하여 미래에 일어날 일을 예측하여야 한다. 수천 세대를 거친 후에 미생물은 이 문제를 풀고 생태계에 적응을 하였다. 즉, 미생물이 영양분이 공급되는 바로 그 때 필요한 반응을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연구진이 신호를 변경하여도 동일하게 발생하였다.
이러한 발견은 여러 연구 분야에 기여를 할 것이다. 그래서, 본 발견의 연구진은 이 연구를 발전시켜서 박테리아들 간의 유전자 교환, 세포 조직 및 기관의 발달, 바이러스 감염, 그리고 다른 생물학적인 중요 문제를 연구할 계획이다.
그림 설명 : 생물학자 사에드 타파보이(좌측)과 전기공학자 일리아스 타그코풀로스가 연구 결과를 공동으로 발표하고 있다. 실험실 간의 공동 연구 및 시뮬레이션을 통해 박테리아기 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준비한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이것은 생물학과 진화의 의문점을 많이 해소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