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일자
2025-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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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경고 1.5℃] 지구의 허파, 산림이 무너진다

 

내용요약개발과 이상기후가 만든 비극…아마존서 한해 서울 22배 면적 숲 사라져
인류의 무분별한 개발과 기후위기로 전 세계 산림이 급속도로 파괴되고 있다. / 연합뉴스
인류의 무분별한 개발과 기후위기로 전 세계 산림이 급속도로 파괴되고 있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권선형 기자] 지구의 허파, 산림이 위험에 빠졌다. 인류의 무분별한 개발로 전 세계 산림이 급속도로 파괴되고 있어서다. 이는 단순히 나무가 사라지는 문제를 넘어 지구 전체의 생태계와 기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제적으로 산림 보호와 복원을 위한 노력을 평가하고 모니터링하는 기구인 산림선언평가(Forest Declaration Assessment)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적으로 637만 헥타르(ha)의 산림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매일 축구장 1만7000개의 숲이 파괴되고 있는 것이다.

열대우림 지역의 산림 파괴도 이어지고 있다. 2023년 한 해 동안 370만 헥타르의 열대 원시림이 사라졌다. 이는 매분 축구장 10개 크기의 숲이 사라지는 셈이다. 열대우림은 지구 표면의 6%에 불과하지만, 전 세계 생물 다양성의 50% 이상을 품고 있는 생태계의 보고다. 지구의 기후를 조절하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서 동시에 산소를 생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아마존 지역의 상황은 특히 심각하다. 아마존과학위원회(SPA)의 보고서에 따르면 아마존 유역의 숲 18%가 이미 파괴됐으며, 17%는 황폐화돼 숲의 기능이 크게 저하된 상태다. 더 우려되는 점은 2050년까지 아마존의 최대 47%가 심각한 위협에 놓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콩고 분지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열대우림 지역이지만 이 지역은 최근 몇 년간 산림 파괴가 가속화되고 있다. 주요 원인으로는 농업 확장, 목재 채취, 광산 개발 등이 꼽힌다. 2023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만 50만 헥타르 이상의 원시림이 사라졌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심각한 산림 파괴를 겪고 있다. 특히 팜유 플랜테이션 확대로 인한 산림 파괴가 문제가 되고 있다.

지구의 허파인 산림이 위험에 빠졌다. 인류의 무분별한 개발과 기후위기로 전 세계 산림이 급속도로 파괴되고 있어서다. / 연합뉴스
지구의 허파인 산림이 위험에 빠졌다. 인류의 무분별한 개발과 기후위기로 전 세계 산림이 급속도로 파괴되고 있어서다. / 연합뉴스

산림 파괴로 가장 치명적인 피해에 노출된 건 생물다양성이다. 전 세계 육상 생물종의 약 80%가 숲에 서식하고 있어서다.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현재 수많은 동식물이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현재 약 3만1000종의 동식물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연간 약 137종의 생물이 산림 파괴로 인해 영원히 사라지고 있다. 아마존과학위원회는 아마존 열대우림의 계속된 파괴로 토착 식물 8000여 종과 동물 2300여 종이 멸종 고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산림 파괴는 인간에게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기 때문이다. 숲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데 산림이 파괴되면 이 기능이 상실될 뿐만 아니라, 나무에 저장돼 있던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아마존 토양과 식물의 탄소 저장 능력은 약 2000억t에 달하는데, 이는 지구 전체에서 내뿜는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5배가 넘는 양이다. 반면 산림 훼손으로 인한 연간 탄소 배출량은 100억t 이상으로 추정된다. 2023년 산림 파괴로 인해 24억t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됐다. 이는 미국의 연간 화석연료 배출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양이다.

산림선언평가(Forest Declaration Assessment)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적으로 637만 헥타르(ha)의 산림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 연합뉴스
산림선언평가(Forest Declaration Assessment)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적으로 637만 헥타르(ha)의 산림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 연합뉴스

현재 국제사회에서는 산림 파괴를 막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1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140개국 이상이 2030년까지 산림 파괴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선언에는 브라질, 러시아, 캐나다, 인도네시아 등 주요 산림 보유국들이 참여했다.

유럽연합(EU)은 최근 '산림 파괴 없는 가치사슬을 위한 글로벌 팀 유럽 이니셔티브'를 출범시켰다. 이 이니셔티브는 산림 파괴를 막고 파트너 국가들이 지속 가능하고 산림 파괴 없는 합법적인 가치사슬로 성공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유엔의 '산림 전용 및 황폐화 방지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REDD+)' 프로그램은 개발도상국의 산림 보존 노력에 대해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국가들이 산림 보존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도 산림 보호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과거의 성공적인 산림녹화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도상국의 산림 복원을 지원하는 '산림 ODA(공적개발원조)'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한강 주변의 생태 친화적 공간을 확대하고 있다. 2023년에는 한강 주변에 8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총 358만 그루의 나무를 식재했으며, 2024년에는 추가로 7만 그루를 심어 총 365만 그루로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기업들도 산림 보호에 동참하고 있다. 아마존, 네슬레, 유니레버 등 100개 이상의 기업이 '산림 파괴 제로' 정책을 채택했다. 이들 기업은 자사의 공급망에서 산림 파괴와 관련된 제품을 제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린피스는 “유럽연합은 산림벌채 및 황폐화 방지법(EUDR)을 적용해 벌채와 훼손으로 생산된 제품의 유럽 시장 출시를 금지할 예정”이라며 “또한 미국과 유럽에서는 기업의 기후변화 관련 정보의 의무 공시를 추진하고 있으며, 생물다양성 대응 활동도 TNFD(The Taskforce on Natur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를 통해 의무 공시 대상이 될 예정으로, 이제 기존의 방식으로는 상품을 만들면 수출을 비롯한 경영활동이 힘들어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날의 기후위기 시대에서 생태계 파괴를 통한 성장은 이제 불가능 할 것”이라며 “이러한 시대 흐름을 따라 파괴된 생태계의 보전과 복원에 더 많은 재원과 노력을 투여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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